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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영화.. 시월애(A Love Story, 2000)
jelliwai
2023. 1. 28. 23:59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다
공간의 격리뿐아니라 동일하지 않은 다른 시간의 점 위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이 어떻게 편지 속에 담긴 글자들만으로 진심의 애정이 담긴 소통과 교감이 가능했던걸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항상 같은 시간 같은 한 공간에서 함께 하더라도 언제라도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연인들간의 사랑이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고 실제로 만나보기도 힘든 상대와 애정이 담긴 마음을 주고 받으며 꾸준히 신뢰를 쌓는 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런점에서 영화 속 두 사람이 나누는 러브 스토리는 마치 예견이라도 한듯 SNS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직접 만나서 눈으로 마주 보며 이야기하는 관계가 아닌 거의 대부분 글자로 주고 받는 소통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영화 시월애는 묘하게도 지금의 sns 시대의 '글자 교환 문화'에 비추어 사랑의 의미를 다른 시각으로 재고해보게 되는 계기를 주는 것 같다
감정이 끝날 수 있을까
어떤 감정이든 그건 무 자르듯 뚝 끊기고 마는 게 아니라 양초가 타들어가듯 줄어드는 것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양초는 타면서 촛농을 남기니까 모든 감정이 부산물을 남기듯
빗물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한 연출이 좋았다 얼굴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비 냄새와 무력감 그리고 절망에 가까운 슬픔이 뚜렷하게 다가와서
이 영화에서 사랑은 숨길 수 없고, 가슴에 상처를 내고, 아프게 하는 존재다